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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 여전히 아름다운

mhyong 2023. 7. 9. 00:46

너무 그리웠던 그 곳..
나를 더블린으로 오게 만든 🤦‍♀️
파리
드디어 가게 되었다.
 
2018년 2월부터 4월, 그리고 11월
이전 직장에서 프로젝트 출장으로 머물렀던 파리.
나에게 첫 유럽이었던 그 곳이 이따금씩 너무나 그리워
구글 거리뷰로 추억팔이를 하다가
올해쯤 다시 한 번 가보리라 다짐했었는데
더블린에서 출발하게 될 줄은 몰랐다.
 
유럽 여행 리스트 중 맘 속 1순위로 있었던 그 곳.
함께 출장을 갔던 책임님이 여행을 하시게 되어 고민하지 않고 냅다 따라 붙기로 했다.
다시 가는 것만으로도 설렜는데
그 때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커다란 감격이었다.
 
늘 식구들과 있다가 혼자 처음 가게 된 더블린 공항.
2박 3일은 단벌 신사로 충분하기에
회사 가방에 욱여 넣고 단촐하게 출발했다.
라이언에어 기내 수하물 규정이 살짝 쫄렸는데
웬만한 큰 배낭도 특별히 검사는 안하고 타는 것 같다.

좌석 밑에 들어가는 가방이면 문제없는듯

 

도착지는 Beauvais 보베 공항.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스며드는 따뜻한 공기에 눈물이 날 뻔 🥹
사람사는 날씨가 이래야지.
6월 초 아일랜드와 프랑스의 온도 차를 온 몸으로 느끼며
셔틀을 타고 파리로 향했다.
비행 시간만큼 버스를 타면 Porte Maillot 근처에 도착한다.
첫 스팟은 뤽상부르!
책임님 곧 갑니다 저 ㅜ_-

지하철 냄새도 반가운 파리 ㅜㅜ

 

급하게 이동하면서도 거리 거리마다 꼭꼭 눈에 담고 싶었다.
정말 다시 오게 되다니.

뤽상부르 가는 길

 

드디어 책임님과 접선!!
땡볕에서 기다리게 한다고 욕을 먹었지만 다행히 반가움이 죄금 컸으리라 ㅋ.ㅋ
책임님과 파리 이곳 저곳 많이 다녔지만 여름의 파리와 뤽상부르에 함께 있는 건 처음이었다.

덥긴 더웠다.

 

더블린 생활을 빠르게 공유하고 책임님이 머무는 숙소로 향했다.
너무 감사감사하게도 하룻밤을 허락해 주신 그녀..하트

숙소가는 길 어느 성당. 이름이 있는 곳인데 까먹었다.

 
팬시한 프렌치 식당에서 맛난 거 사드리고 싶었는데 만족하셨길ㅜ
5년만에 다시 먹은 tartare!
옛날엔 몰랐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네?
그냥 다 행복한건가
스타터로 시킨 푸아그라 어쩌고도 바게트랑 먹으니 넘 맛났다..

행복해도 되냐

 

파리에 오면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에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기에
저녁을 먹고 바로 출발하였다.
여행 팁.. 나비고 카드 충전을 위해선 실물카드가 필요했다.
contactless 결제 기기가 있는 역이 많지 않다.
쓸모 없을 것 같았던 BOI 카드가 제 역할을 했다 b

가보고 싶었던 곳
해보고 싶었던 것

 

해가 긴 파리는 처음이라 마르스 광장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는데
마치 축제에 온 것 같아 넘나 들떠버렸다.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고객사와 바토뮤슈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배 안에서 마셨다던 와인을 기억하고 있는 그녀..
그 와인과 트러플 감자칩, 납작복숭아로 2차를 달린다.
이러려고 집에서 가져온 신문지를 깔고 앉아 도란도란 추억팔이..F는 미친다우
5년 전 프랑스 법인 직원 브루노가 현 회사 미국지사에 있어
우리 여기 있지롱 인사도 오랜만에 건넸다.
세상 참 좁다.

좀 유햑생 같은데

 

해가 늦게 지니 빤짝이를 보려면 밤 10시는 넘겨야했지만..
기다려야지.
그 덕에 처음 본 블랙 에펠탑.

어느 각도, 어떤 빛 아래서도 멋있는

 

여전히 멋진 파리의 밤과
여전히 같은 지하철 냄새에 5년의 시간이 무색했다.

아아 어머니 저는 이곳에 태어날 운명이 아니었을까요

 
다음날 아침,
책임님과의 마지막 시간 😞
간만에 집에서 같이 식사를 하니
출장 와서 오지게 한식 해먹던 날들이 떠올랐다.
옹골지게 먹여주셨던 나의 은인.. 항상 감사해요.

계란을 주는 것은 마음을 주는 것이라던

 

라로슈포제 재생젤이 괜찮다 하셔서 냅다 아침에 몽쥬 약국을 들렀다.
라로슈포제도 참 간만에 써본다.
오랜만에 가 본 몽쥬와 마침 열린 마켓!
나 오는 거 어떻게 알고 ㅜ

몽쥬약국 근처 마켓

 

책임님과는 마레에서 다시 접선했다.

더블린보다 크고, 맛있어 보이고 싼 샌드위치

 
책임님은 여전히 핫스팟을 잘 찾는다.
최고의 여행 메이트 ㅋㅋㅋ

I.O Cafe

 

I.O Café · 16 Rue Dupetit-Thouars, 75003 Paris, 프랑스

★★★★★ · 카페

www.google.com

 

그리고 스카프를 구매하신다고 하여 Zen Ethic 이라는 샵에 들렀는데
쏘 씩.. 너무 예쁜 패턴이 특색이었다.
점 찍어두셨던 스카프는 품절이었지만ㅜ
헤어 밴드를 하나 득템했다. 내가 ㅎㅎ
12유로였나. 가성비도 굿.
세수할 때만 쓸 것 같지만

Zen Ethic

 

ZEN ETHIC · 52 Rue des Francs Bourgeois, 75003 Paris, 프랑스

★★★★★ · 여성의류점

www.google.com

 

Palais Royal를 거쳐 브런치 조지러!
진짜 덥다 ㅋㅋㅋ
땡볕에 비가 안오니 모래바람이..
반팔만 입고 다닐 수 있다는 걸 망각하고 살다가
땡볕 공격으로 체온 조절에 실패한 몸

의자 뺏기에 실패

 
동네치킨이 동포의 심금을 울렸지만
아직 크로와상을 못 먹었기에 왼쪽으로 간다.

한식당도 많은 이 곳은 대도시

 

성수 어디 카페라고 해도 이질감이 없다.

그녀와의 마지막 식사

 

루브르를 넘어 센강을 지나 그녀를 보내드렸다.

니트를 입어도 추운 더블린과 니트를 벗어도 더운 파리
물건이 바뀌긴 하려나
센 리버


홀로 남은 1박 2일.
남은 추억팔이를 홀로 해보려 한다.
센강을 따라 튈르리 정원을 찍고

비가 절실하다

 
콩코드 광장도 오랜만!
관람차가 없어져 아쉽지만..
없는 게 깔끔한 것 같기도

 

미술관 참 많지만 안가본 이 곳을 가보기로

무료라서 간 건 아니다.
프랑스스러운 내부와 정원

 
모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림을 모르지만 인상파 화가의 그림들이 참 좋다.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사실 거의 앉아서 쉬다 나온 쁘티 팔레.
하체 충전하고 샹젤리제 스트릿 걸어준다.
출장 기간 중 약 2개월 정도 이 근처 숙소에 머물렀었는데
남의 돈으로 있었던 곳이라 더 좋은 기억만 있나
변하지 않은 가게들 보니 이게 뭐라고 참 반갑더라
매일 가던 모노프리가 젤 반가워..
물가는 많이 올랐지만

오 샹젤리제 ㅜ3ㅜ

 

그리고 에펠탑에 이어 또 가보고 싶었던 곳!
사무실이 있던 거리.
구글 거리뷰로 많이 쏘다녔던 추억의 거리다.
여기가 뭐라고.. 가까워 질수록 가슴이 웅장해지던지.
책임님과 동행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

단골이었던 모노프리

 
Saint Augustin 역 근처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건물의 룸을 하나 렌트해서 사무 공간으로 이용했었다.
뷰가 참 좋았고, 네스프레소 머신이 참 컸고, 남녀 화장실 구분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바로 옆 Eric Bompard 샵도 여전히 있었다.

사무실 건물

 
월급날 가던 식당들.
민트가 들어간 샐러드st 쌀국수와 도시락이 생각나는, 사장님이 정말 친절했던 아시아 식당과
연어 구이가 맛있는 거구나 깨달음을 준 프렌치 식당.

다 셔터 내려버렸노

 
위 식당들도 넘 반가웠지만
가성비와 맛으로 어린 외노자를 위로했던 곳은 따로 있다.
월급날 외.. 주구장창 갔던 레바니즈 식당.

 

La Pause Libanaise · 10 Rue de l'Isly, 75008 Paris, 프랑스

★★★★★ · 레바논 음식점

www.google.com

 
5년 전엔 테이블 몇 개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식당이라
점심엔 줄을 서서 샌드위치를 주로 포장해 갔는데
한 탕 성공을 하셨는지 레스토랑, 테이크아웃 점으로 분리되어 운영 중이었다.
이 곳을 소개시켜 준 동료 브루노 얘기론 주인이 바뀌었단다.
외관도 많이 달라져 있고, 가격도 다르고 (5유로->7유로)
키오스크가 친절한 여사장님을 대체하고 있어 조금 아쉬웠지만
맛은.. 이전 못지 않다.
맛별로 시킬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그냥 돼지고기 들어간 샌드위치 픽.
닭이랑 돼지가 제일 입에 맞았던 기억이 난다.
한참을 음미하고..
시간을 곱씹게 만드는 맛

어머니 사실 레바논에 태어났어야 했나요

이 맛과 여유를 조용히 감상하는데
문득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ㅋㅋ
열심히, 잘 해서 좋은 경험 많이 하고 살아야지.
긍정적이고, 추억할 만한 기억을 만드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많이 깨닫는 요즘이다.
 
숙소에 가기 전 다시 에펠탑으로 향했다.
에펠탑을 처음 봤던 Trocadero 역으로
걸어 가볼까 했지만
12퍼 남은 폰으로 연명해야 했기에 지하철을 탔다.

걸었다간 숙소 가는 길이 막힐 것

 

에펠탑을 처음 감상했던 스팟.
내가 여기에 오다니, 이걸 보다니 하는 생각에 벅찼던 5년 전.
벅찼던 마음의 크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곳에 다시 오다니, 다시 보다니.
광장에서 한참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기대보다 시시하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에펠탑이 참 멋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에펠탑 첫 모습보다 실상은 작았지만 ㅋㅋ
한참을 바라보다, 공연을 즐기다 자리를 떠났다.
야경을 또 보고싶지만 혼자 밤까지 버틸 자신이 없다.

 
숙소는 Nation 역 근처에 위치한 도미토리 The People.
여성 6인실이었나? 좀 늦게 예약해서 1박에 90유로.
화장실, 욕실도 나름 깨끗하고
베드버그는 일단 없었기에.. 재방문 의사 있음.

숙소 루프탑 뷰

 

The People · 28 Bis Pl. de la Nation, 75012 Paris, 프랑스

★★★★☆ · 호스텔

www.google.com

 

숙소 근처 아이리시 펍

안 반가워!

 

다리를 혹사시킨 여파로.. 잠은 잘 못잤지만 안전히 밤을 보냈다.
책임님의 비행기가 뜨기 전 사진 주고 받으며 한참 카톡을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비행기는 뜨지 않았고 결국 결항된 코리안 에어..
숙소도 잡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
이럴거면 하루 더 같이 보내게 해줬어야지!
 
 
마지막날 아침.
일단 몽마르트 방향으로 가는 게 계획이었고
가는 길목에 있는 스팟들을 거쳐보기로 했다.
대충..
Nation역에서 바스티유 광장-보주 광장-지하철타고 몽마르트-지하철타고 공항버스 타러
가는 순이었음.
바스티유 광장 가기 전 또 하나의 마켓이 있어 들러줬다.

싱싱하다 싱싱해
6유로 줄테니까 꽃 사줄 사람
골동품 감성 미쳐요

 

연어와 햄치즈 중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바게트 샌드위치.
낫배드 쏘쏘
여행 중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확실히 바게트가 더블린보다 맛있었던 것 같기도
근처 공원에서 다시 하체 충전

탁구치는 가족들과 내게로 온 무당이

 
더블린에 없을 땡볕을 따라 계속 걷는다.

바스티유 광장

 

보주 광장 근처에 가니 예전에 책임님과 가봤던 쉐자누 라는 레스토랑이 보여
책임님 여기 체인점도 있어요! 라고 아는 척을 해봤는데
우리가 갔던 바로 그 곳이었다.

 

땡볕은 이렇게 즐기는거다.

보주광장

 

난 못 즐겨요.
스팟 스팟을 빠르게 찍고 몽마르트 근처에 도착.
이전엔 몰랐는데 블랙 피플이 생활권을 이루고 있는 동네였다.
가는 곳마다 마켓이 다양하게 열려 심심할 틈이 없는 파리 ㅜ_-

복작복작한 마켓

 

몽마르트 가봤는데,,
돌아갈까.
진짜 고민했던 순간

 

올라간 보람은 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정말 많았는데
예상 외로 우리 코리안을 많이 못봤음

 
또 있는 아이리시 펍

 

센강 근처에서 책임님이 찾던 삼색 열쇠고리
만나서 드리께요.

 

쪄죽어도 따아 파지만
목말라 죽을 것 같으니 아아로 간다.

따아 컵에 아아

 
냄새를 지나치지 못하고 크레페

설탕 범벅


이제 내려갈 시간

 

각국 언어로 사랑해 가 적힌 사랑해 벽
사랑의 도시답다.

사랑해 찾기

 

목마른 사람들
버튼을 엄청 세게 눌러야 물이 졸졸 나왔는데
도와준답시고 한참 버튼 누르고 있으니
끝도 없이 사람들이 물을 받아가서 손가락이 나갈 뻔했다.

목마르뜨..

 
볼 것도 먹을 것도 왜이리 많은지

 

지하철 타기 전 물랑루즈 한 캇

 

여기서 바로 공항버스를 타러 가기엔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빠르게 개선문 찍고 가기로 했다.

오 샹젤리제를 마지막으로 들으며

 
개선문에서 공항버스 탑승 지점까진 걸어서 갈 수 있었는데
직전에 사기로 했던 식빵 산다고 까루프, 모노프리 뒤지느라 버스 놓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식빵 사진은 못 찍었지만.. 암튼 이거임
다른 식빵보다 촉촉한데 살짝 술떡 향도 나고..
맛있어요 그냥

테두리 없고 하얀 식빵인데
더블린에 이거 있었음 십키로는 쪘을 것이다.. 고맙다 없어서
 
마지막 내 모습

나처럼 더위먹은 파리 뭉뭉

 
사람은 많은데 검색대 줄은 하나고..
라이언에어가 라이언해서 약 2시간 연착 후 더블린으로 돌아갔다.
보딩을 안하길래 비행기 놓친 줄 알았다.

 
 
 
더이상 노트르담 첨탑을 보지 못해 슬펐지만
여전한 거리와 상점들이 그 때 기억과 감성을 짚어주어 고마웠다.
나는 얼마나 변했으려나.
 
지저분하고 냄새도 나고, 누군가에겐 별로일 수 있는 곳이지만
나에겐 좋은 기억만 가득한 파리.
가도 가도 반가울 거에요.
내 돈내고 살기는 어려운 도시일 듯하니 여행으로 좋은 것만 보자.
다음에 가면 메뉴 주문은 프랑스어로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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