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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 - Luxembourg, Strasbourg

mhyong 2024. 1. 6. 06:58

어느덧, 어김없이 찾아 온 마지막 계절.
11월 말이 되면 유럽엔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내가 찾아간다. 크리스마스

뤽상부르

 

나의 2023 크리스마스 투어 경로는 이랬다.
룩셈부르크 in -> 스트라스부르 -> 콜마르 -> 바젤  out
메인 목적지는 스트라스부르였는데 바젤이나 룩셈부르크를 통해 기차로 쉽게 갈 수 있었고
콜마르도 틈에 끼어있어 맘에 드는 동선이 나왔다.
바젤 in, 룩셈부르크 out을 한참 고민하다 1박을 줄이고 뱅기편 가격도 고려하여
4박 5일 룩 in 바 out 여행이 되었다.
왕복 뱅기도 60유로 안했는데, 좀 잘 짠 것 같음.
 
그렇게 어쩌다 오게 된 룩룩룩셈부르크.
내리자마자 한ㅋ기ㅋ가 몸을 파고드는데
입김으로 겨울을 다시 한 번 체감하며 시티로 향했다.

대중교통이 all 무료인 나라..

 
아일랜드같은 조세피난처 GDP 강국
룩셈부르크의 수도 룩셈부르크는 더블린보다 작은 도시였다.
교통비 생각 안하고 여행할 수 있는 곳이라니,,
구시가지로 향하면 독특한 지형이 나온다.

다리 다리로 이어진 마을

 

건물 색감이, 특히 지붕
파리의 뤽상부르 공원과 참 닮긴했다.

 
사람이 사는 동네인지 관광지용인지 모르겠는데
아주아주 한산했다.

 

프랑스와 독일 사이 어딘가의 스타일

 

구글 맵을 보면 Norte dame 성당 위치가 나오는데
는 훼이크였다.
높은데 있지라도 말든가..

구글 맵은 언제부터 잘못했던건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마을.
그리 높지 않은데 가장 높은 곳
맑은 하늘 아래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남은 구시가지는 담날 보기로 하고 신시가지로 빠르게 움직였다.
브런치 먹으러!!

창백한 날 더욱 쨍하게 발하는 플래그

 
처음 밟은 땅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한 브런치 타임.

물가는 삐까삐까

 
혹시나 하고 회사 슬랙을 뒤지다 발견한 luxembourg 채널.
커피 한 잔 해주실 분- 하고 넌지시 던진 메세지에 너무너무 고맙게도 여직원 한 분이 디엠을 주셨고
묵언수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ㅜ
오스트리아에서 나고 자라 네덜란드인 남편과 독일어로 대화하며 룩셈부르크에 살고 있는 중국계 걸..
딸 귀여운 거 자랑하느라 바빴던 러블리 린린맘 ㅋㅋ
바쁜 와중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주셨는데 정말 너무나 감사했다.

 

브런치 후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함께 동행해 준 린린맘.
룩스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 마켓! 울먹

Pl. d'Armes

 
타운 곳곳에서 다양한 규모로 열리고 있었다.

Constitution Square

 

린린맘이 추천해 준 더치식 빈대떡 Kartoffelpuffer. 이름 맞나?
그리고 첫 글루봐인 a.k.a 뱅쇼!
뜨뜻하니 정말 맛있었음

진짜 빈대떡 느낌의 감자 팬케이크

 

컵을 반납하면 5유로 디파짓을 돌려 받길래 당연히 반납을 했는데
이거 못 데려온 게 얼마나 아숩던지ㅜ
뱅쇼 컵 모으기를 하게 될 줄 왜 몰랐으까

마켓 중 귀여운 컵이 가장 다양했던 룩스

 
1박 룩스 여행 동선은 이렇다.

마켓과 포토 스팟 좌표들

 

트램을 타고 내려가면 아담한 마켓이 또 열려있다.

아이들과 사진 찍어주는 노엘 산타, 그리고 설탕 뿌릴 걸 후회한 ㅊㄹㅅ

 
동선을 파괴하고 싶지 않았기에 이때까지 배낭 메고 뽈뽈 다니다가,,
꽁꽁 언 가여운 몸을 위해 늦게서야 체크인을 했다.
레스토랑 윗층에 딸린 작은 호텔.
1박에 70유로 정도로 이 방을 혼자 썼다.
2명이 쓰면 가격이 두 배였는데 몰까.

침대시트 벌레 검사도 통과한 쾌적한 방

 
해가 지고 더 추워진 룩스의 밤.
그래도 크리스마스 빛 구경은 못 참지.

 

오후 일정이 끝난 린린맘이 다시 조인해 주어 외롭지 않게 핫도그를 먹을 수 있었다.

독일 소세지 체고
린린맘 덕에 남긴 트리 아래 전신샷

 

디저트 종류가 꽤나 다양했는데
퐁신한 빵에 자두베이스 시럽?이 올라간 오스트리아식 스트릿 간식을 함께 먹었다.
오스트리아 국민 간식인지 린린맘이 내 새끼 자랑하듯 강추하며 사주었다.
우리가 붕어빵 얘기할 때 이런 모습이려나
누구나 자국 음식에는 진심인가보다 ㅎㅎ
간식 이름들을 얘기해 주었지만 따라 읽을 수도 기억나지도 않는다.

당최 발음이 예상되지 않는 독일어

 

핫도그 먹다 장갑 한짝을 잃어버렸지만
성공적인 첫 크리스마스 마켓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샤워기로 거의 스파를 조졌다..
뜨거운 물 팡팡ㅜ 이 맛에 여행하지
아니 조식 먹는 맛에 여행함.

둘이 온 것 같은 테이블

 

무려 조식 포함 숙소라니 후
물론 요리 수준의 뷔페는 아니지만 있을 거 다 있었던 셀프바
1등으로 등장해 유유히 쓸어담았다.
오전 기차였기에 빠르게 맛을 보고 (바리바리 챙겨들고) 짐을 챙겨 나갔다.
여유만 있었음 마지막까지 남았을 것,,
 
한기가 예사롭지 않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 룩스의 아침.

 

마지막으로 남은 포토 스팟 빠르게 찍고 가기

눈 소복이 내려 앉은 지붕들
귀여운 초콜릿 가게
귀여운 경찰차
여기가 노트르담이었나?

 

그리고 스트라스부르로 향하는 기차역에 도착했다.

 
린린맘이 극찬한 크로와상 가게가 기차역에 있길래 하나 사들고 기차에 올랐다.
여기서 인생 크로와상을 만나게 될 줄은ㅋ
버터 풍미에 당황하며 린린맘에게 땡큐 굿바이 메세지를 보냈다.

뭐야 이거 뭐야

 
짐 검사도, 보딩도 없는 기차 여행. 이렇게 좋을 수가ㅜ
조곤조곤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에 귀 기울이는 프랑스 아기와 창 밖을 번갈아 보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난다.

따뜻했던 기차 안

 
 

스트라스부르 입성!

자욱한 안개

 

언젠가 한 번은 가보겠다고 마음에 품어 온 도시.
6월 파리 방문 때 여길 들러볼까 생각하다가 일정이 짧아 가지 않았는데
8월쯤 교회 동생 송송이가 교환학생으로 왔다고 하여ㅜ 이게 왠일이야 싶었다.

 

사진으로 볼 때마다 건물이 어떻게 생겼을까, 거리는 어떤 모습일까 참 궁금했는데
강을 따라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게 예쁜 풍경이 이어져 있었다.
현대적인 쇼핑센터도 많고,, 관광도시 같지만은 않았던 동네라 사람살기 좋아 보였음

나도 살고 싶어요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에 오게 되다니.
친절하게 구글맵 스팟을 찍어 둔 페이지가 있어 아주 요긴하게 썼다.

마켓 쳐돌이는 하나라도 놓칠 수 없어요

 

마켓 입자앙

두근두근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어느 코스로 돌아야할지.
이제 막 마켓 시즌 시작이라 다소 본격적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무슨..아주 한창이었다.
크리스마스만을 위해 사는 도시마냥

저 족발 비슷한 걸 먹어봤어야 했는데
아기자긔 천지

 
와오 내가 본 중 가장 웅장한 성당 ㅋㅋ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보다 훨씬 높고 커보였는데
성당을 뒤덮은 초콜릿 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매일 회색빛의 더블린 성당만 보다가..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성당

 

성당 앞 마당에도 작은 규모로 마켓이 열린다.

 

뱅쇼 쫌 하나 보자.
여기도 만만치 않게 추웠는데..
어묵 국물 마냥 뜨끈한거 들이켜주니 몸이 녹는다ㅜ 

소중히 모셔 온 컵

 

아기자긔 소품들을 지키는 둔둔한 폴리스

 

해가 지면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송송
스트라스부르 대학으로 교환학생도 오고..우리 학교 좋네

지조있는 육식이

비건 송송을 위해 찾은 레바니즈 식당.
철저한 육식이인 내가 더 잘 먹고 나왔는데 그녀도 만족해 주어 다행이었다.
역시.. 프랑스에 오면 레바니즈
 
저녁을 먹고 모진 바람 뚫으며 야경을 담았다.
빛을 받은 노틀담 성당은 더 화려하게 솟아 있었고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다리의 야경에
한 참이 지나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발걸음을 붙잡는 또 하나

 

숙소는 파리 전역에서도 유명한 The People 호스텔을 이용했는데
타운 중심과 멀지 않아서 대중 교통 이용하지 않고
다리를 따라 충분히 걸어갈만하여 여행객에게 아주 딱이었다.
오지게 걸었음 증말.
숙소는 팬시하고 나름 깨끗했는데 많이 지쳤는지 많이도 코를 골았던 룸메 girl..^^
잠이 드는 둥 마는 둥, 피로가 채 풀리지 않았다.
 
 
이튿날은 송송이 학교 캠퍼스 구경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캠퍼스 땅은 어디든.. 젊고 청량해 🌱

 
도서관이 아주 멋졌다. 

열공하는 아이들
팔자 좋은 아줌마

 

제일 궁금했던 학식

채식과 육식

 

두 판 다해서 3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사랑해요 만국의 학식

식후 커피 컴플릿

 
조모임을 앞 둔 송송이를 보내주고 다시 열심히 길을 걸었다.
작고 큰 성당이 정말 많은 도시.

짭마존

 

눈이 머무는 곳은 모두 풍경이 되는 거리

 
 겉 모습만 지리는 줄 알았던 노틀담 성당은

 

내부가 더 지렸다.

 

전 날보다 더 붐볐던 마켓

 
새로운 간식 먹어보기.
크리스마스 시즌에 전통으로 즐기는 구겔호프와 말린 소세지 같은 이것.
마켓에 널려있는 이 모자 모양 빵을 하나 먹어보고 싶었는데
너무 큰 아이들밖에 없어 지나치기만하다 어디 빵 가게에 작은 놈이 있어 맛 볼 수 있었다.
브리오슈 스타일이라 아주 담백했다.
그리고 이름 까먹은 말린 소세지, 육포스러운 이것도 아주 맛도리였음. 

브리오슈 구겔호프와 말린 소세지

 

배를 채우고, 가장 큰 트리와 감성 넘치는 꽃 집을 지나면

 

쁘띠 프랑에 도착!

 
닉값하는 작고 귀여운 동네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얼마만에 보는 빛이야

날씨 악마에게도 광명을 비추소서
사랑의 자물쇠 기원은 어딜까

 
작은 운하를 잇는 다리는 배가 지나가면 길을 터주기 위해 잠시 접힐 때가 있다.

다리가 사라지기 전 다들 사진을 찍느라 바쁜데
고맙게도 혼자 여행하는 친구와 서로 사진을 찍어주게 되어 전신샷을 하나 건질 수 있었다.
말 좀만 더 걸어볼 걸,, 아쉬웠던 이 친구는 이 날 밤 숙소에서 마주치게 됐는데
올마나 반갑던지 ㅋㅋ 번호라도 물어볼 걸 ^^ 조지아에서 온 안톤아
 
옛날 옛적에도 이 곳은 귀여웠을까

 
구제샵에서 겟한 가디건으로 추위에 떠는 나를 구제..

 

동네 몇 바퀴를 하고나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 앉아 있었다.

 
다시 큰 트리를 지나

 
아쉬운 마음 달래며 스트라스부르의 마지막 밤을 걷다
선물처럼 열린 거리의 공연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크리스마스의 재즈 선물

 
재즈 받고 재즈 하나 추가요.
시즌무관.. 크리스마스가 생각나면 듣는
my blue valentine의 크리스마스 플리

혼자만의 크리스마스 그리고 재즈

 

아~ 취한다

 
 

음악에, 빛에
흐르는 모든 것에 취했던 밤.
크리스마스가 아주 천천히 흘러가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