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3
2023 마무리
2023년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겨울은 모이기 참 좋은 계절이다.
송년회겸! 브라질리언 바베큐 이후 간만의 팀 회식.
맛있게, 많이, 싸게 먹기에는 아시안만한 것이 없다.
9명이 모인 Jojo's의 원형 테이블.
같이 먹을 메뉴 하나씩 고르니 아주 풍성한 식사가 되었다.
시도해 볼 만한 건 대부분 먹어본 듯.
진짜 거를 것 없이 다 너무너무 훌륭했음..
왼쪽 마라탕이랑 중간에 두부? 가지? 조림인가 두 요리가 기억에 남는다.
더블린 도착해서 팀원분들이랑 처음 식사한 자리도 중식당 원형 테이블이었는데.
수미상관으로 옹골지게 한 해를 마무리한다.
일 얘기, 사는 얘기
그간 쌓여 온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이 빈틈없이 지나갔고
한 명씩 한 마디만 해도 대화가 끊이질 않아 가게 문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아쉽게 해산했다.
언제봐도 즐거운 동료이자 동포들이 있어
이 곳에서의 삶이 후회없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걸스 디너는 팬시하게
Roberta's · 1 Essex St E, Temple Bar, Dublin, D02 F5C6 아일랜드
★★★★☆ · 이탈리아 음식점
www.google.com
좋은 데서 저녁 먹어요~ 하고 갔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우아하게 즐기려 했지만 우걱우걱 음식에만 집중하고 말았다.
간만에 해지고 늦게까지 시티에 있었는데
절묘하게 unrest 폭동이 있던 날
2023 Dublin riot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Riot in Ireland following a mass stabbing 2023 Dublin riotOnlookers watch a Dublin Bus burning on O'Connell StreetDate23 November 2023LocationCaused by Reaction to stabbing of a woman and three children by a man at Gae
en.wikipedia.org
어린 아이를 향한 칼부림 사건이 늦은 시간 반이민자들의 폭동으로 이어졌고
펍에 있던 우리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귀가하기로 했다.
리피강 남쪽에선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 집까지 안전히 걸어갔는데
기사에서 본 사건들은 아일랜드에서도 상당히 큰 규모였다고 한다.
한 동안 회사에서도 재택근무를 권장했지만 다행히 이후로 큰 사건은 없었다.
연말이 뒤숭숭하게 지나갈 쯤
드렁큰피쉬에서 열린 돼지국밥 이벤트.
오픈하자마자 2등으로 자리에 앉았다.
맛이 어떤지 직접 물어보시는 주방장님께 슬쩍 레시피를 여쭤보니
20시간 넘게 육수를 고았다고 하셨다.
꼭 한 번 해먹고 말리라는 다짐을 깨끗이 접었다.
하루 하루 조금은 의미있게 보내고 싶은 12월.
먹기만 한 건 아니다.
드디어 써보는 엽서 ㅋㅋㅋ
생각나는 사람들 다 보내려 왕창 샀는데
다 쓸 때까지 기다리면 한 장도 못 보낼 것 같아
일단 급한 것부터 보냈다.
이것들도 쓴 지 한 2주는 넘어서 넣은듯..
휴지통 같지만 우체통이 맞긴 한가보다.
엽서는 고국까지 잘 도착해줬고
내 마음도 잘 실어준 것 같다.
카톡으로, 전화로 전달하지 못했던 마음
꾹꾹 눌러 담으려니 얼마나 깊은 생각에 잠기던지.
감사한 사람들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내던 중
너무너무 고대하던 만남이 다가오고 있었다.
파리 출장 온 김에 더블린으로 날아오신 책임님!
감사 감동 감개무량..
짧은 2박을 어떻게 하면 밀도있게 보낼 수 있을까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할 게 없어서 고민이었을 수도
우선 아이리시스러운 식사로 환영하기
피시 앤 칩스 유명한 곳을 가야하나..
그래도 아이리시 분위기 나는 곳으로 모시고 싶어 이 곳으로 택했다.
하페니 다리를 건너 늘 지나치기만 했던 아치형 통로가 있는 레스토랑인데
외관만큼 내부도 화려했다.
한 번 오고 싶었는데 한 번만 오면 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장식이라도 있어 조금은 시내스러웠던 도블린.
이튿날 본격 투어 전 브런치 공격
거의 더블린 오자마자 찍어둔 카페였는데 이제서야 와본다.
본격 가이드 사심 채우는 투어
인테리어가 참 예뻤던 프렌치식 카페.
아이리시 브랙퍼스트와 치킨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무난무난
한 번은 와 볼 만한듯.
계산이 잘 못 될 수 있으니 더블체크를 하시길.
트리니티 칼리지로 시작해 본 더블린 투어 (나들이에 가까운)
정말 오랜만에 두 번째로 방문해 보는데
산책이라도 할 법하다만 징하게도 안돌아 다녔다 싶다 ㅎㅎ
날씨가 도와준 덕에 좀 더 멋있었던 캠퍼스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책임님의 시선으로 다시 본 더블린.
제법 유럽 관광하는 느낌도 나고
사진에 담고 싶은 공간들이 다시금 많이 보였다.
연말이 대목인가
왕왕 세일 중이었던 기념품샵을 털고 강 북으로 향하는 길
24시간용 립카드를 샀었나?
마지막 날 공항갈 때까지 쓰셔야 되니
대중교통 타는 시간은 웬만하면 미뤄야 했기에
오후 늦게서야 루아스를 처음 태워드렸다.
고객 편의는 안중에 없는 가이드
저비스 한 바퀴 돌고
기네스 스토어!
쓰고 보니 죄다 내 투두 리스트
기네스의 역사와 맥주공정법, 설비들에 대한 설명이 입체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엑기스에 대한 자부심이 어마어마해 보인다.
시음관
설명을 듣고 샷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받자마자 짠해버린 한국인들
감질맛 나는 샷. 다행히 진짜 시음은 따로 있다.
티켓에는 기네스 한 잔이 포함되어 있는데
투어가 끝나면 꼭대기 층에서 더블린 전경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시내에서 거의 가장 높은 건물이라 많은 것이 내려다 보인다.
맥주는 각 1장씩이 기본인데 의도치 않게 홀로 자리 싸움을 하게 된 책임님이
눈치를 주고받았던 여성분으로부터 두 장의 티켓을 더 얻었다.
기네스 받고 홉하우스까지 ㅎㅎ
기네스를 잘 마시진 않는데 오.. 진짜 맛있었다.
엑기스 추출물을 따로 담아줘서 그런지 풍미가 더 살아있는 듯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까지 알차게 누렸던 기네스 스토어🍻
바로 헤어지긴 아쉬우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Baraza
"이 곳에서 좋기만 했으면 좋겠어"
라는 책임님의 한 마디가 참 따뜻했다.
다음 날 아침 체크아웃 후 바로 공항을 가시는 일정이라
출근 전 배웅을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더블린 도어 구경을 미처 못하신 것이 아쉬워 볼만한 문짝들 사진을 찍으며 호텔로 향했다.
배웅은 왜 늘 짠한 것인지
좋은 것만 기억나는 더블린이 되었길.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남겨 주신 라면으로 몸을 지지고 엎드려있는데
시큐리티 직원이 자리까지 출동하여 아프냐며 걱정해 주셨다.
크리스마스
남은 12월의 시간은 매일이 크리스마스였다.
글로벌 PS팀 이벤트는 별거 없었다.
세계인은 아시안의 푸드를 배워야 한다.
한국, 일본, 만다린, 프렌치 팀으로 구성된 우리 랭귀지 팀에서
각 국의 음식을 주문하여 연말 파티를 가졌다.
먹모임 대장 헬렌님 덕분에 한식 한풀이를 제대로 했고
일본팀 친구가 직접 말아준 스시도 너무 맛있었다.
너네도 먹는 거엔 진심이다 진짜,,
우리 집도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온갖 쿠키 재료와 더불어
런던에서 공수해 온 마차 가루.
한국에서 데려온 도깨비 방망이는 휘핑의 기능을 하지 못했지만..
반죽 비슷한 게 나왔다.
다만 쿠키 모양 틀은 없어서
카페 차려야겠다.
특히나 솜짱의 마차 쿠키는 어느 카페 못지 않았는데
재료와 수고를 생각하면 쿠키의 비쌈이 이해가 되는 맛이다.
맛난 건 나누러 쿠키를 바리바리 싸들고 나왔다.
역시나 올타임 레전드인 진짱의 한식과
한국 방문 후 먹을 것으로 캐리어를 빈틈없이 채워 온 잼님 덕에
또 거하게 한 상 먹는다..
12/25
리얼 크리스마스
온 거리가 고요한 25일은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그 누구도 일하지 않는 날. 우리 빼고 ^^
사무실까지 나가면 비참할 것 같아
솜짱과 집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봤다.
둘만의 마니또 행사도 알차게 하고..
나홀로가 되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요 솜.
마트에 파는 쿠키 도우를 사다 구워봤는데
수제 맛만 못하지만 쿠키다운 식감이 있어 나름 만족스러웠다.
내 페이보릿 솜짱의 아몬드 케익과 뱅쇼까지.
내년 크리스마스엔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23 진짜 최종
1년도 채 있지 않았지만 그새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니
떠나 보내는 사람도 참 많았다.
몇 개월간 같이 지냈던 하메 분들이 슬슬 귀국할 시즌이 되어
조촐하게 식사를 함께했다.
식후 게임
입으로 휴지를 가장 멀리 보내는 게임이었는데
이거보단 멀리 보내겠지 했던 것에도 미치지 못해
결국 꼴등을 하고야 말았다.
유쾌한 하메들 덕에 남은 날들을 또 즐겁게 보냈다만
이 아파트도 겨울은 처음인지 보일러가 말썽이었다.
물을 끓여 보관하는 보일러였는데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엔지니어만 몇 번을 불렀는지 모르겠다.
빨리 못 고치면 다른 빈 집 욕실 쓰게해 주겠다던 관리소..
이럴 땐 반팔입고 살던 한국 집이 그립다.
때론 밖이 더 따뜻한 더블린
나온 김에 몸을 뎁히고
집에서 송구영신 의식을 치뤘다.
이미 2024년을 맞이한 한국의 웅장한 시내거리를 보며
창문 밖 아지랑이 같은 더블린의 불꽃을 감상했다.
제야의 종은 없지만
카운트다운은 못 넘기지!
그리고 몇 시간 뒤
어제처럼 밝은 2024년의 첫 날
매일이 평소와 같은 2024년이 되길